평일 금요일이다. 날씨가 좀 쌀쌀하다 하여 얇은 목폴라를 꺼내 입고 얇은 파카를 둘렀다.
이번엔 11시 반부터 핸드폰을 들었다. 평일이니까 주로 점심시간때나 해야 콜이 들어올 거 같아서 이때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12시 다되어가는 시점에 띵동~ 콜이 울린다.
응? 배달지는 내가 사는 집 근처인데 픽업지는 지하철역 한정거장 떨어진 던킨도너츠 가게이다.
먼저 던킨도너츠 가게에 들러 픽업해서 다시 고객분 집까지 가는데 지하철역 한정거장을 또 걸어가야 한다.
최소 왕복 따져도 1.3km 정도 되는 거리이다.
음.... 고민하다가 콜이 사라질 거 같아, 그냥 눌렀다.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타고 갔다. 던킨도너츠 매장에가서 픽업하고 버스 환승제를 이용해 다시 집근처 배달지로 가서 전달.
중간에 가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지? 싶었지만 환승제를 이용해 탑승했기 때문에 몇백 원은 떨어지는 건가... 싶다.
그리고 두 번째 콜.
집 근처 힐스테이트다. 좋아서 물건을 픽업해서 힐스테이트로 갔다. 그리고 동호수를 찾는데 없는 거다. 이게 웬일? 동은 있는데 맞는 호수가 없다. 보통 1호 2호 3호 4호 등등 호수가 있어야 하는데 호수가 맞는 게 없다.
정말 한참을 빙글빙글 돌다가 근처 주민분에 게 여쭤보니 어? 그 호수는 없는데? 하시는 거다.
주소를 가만히 보니 음..... 내가 주소를 잘못 봤다. 분명 힐스테이트는 맞는데 지하철 한정거장 거리에 있는 이름이 굉장히 비슷한 힐스테이트였다. 뭐지? 가까운 콜만 잡아준다매? 어째서 지하철 한정거장에 있는 먼 거리의 힐스테이트로 잡아준 거냐?
음.... 어쩐지..... 그래서 이번에도 쿨하게 버스 타고 갔다.
이번엔 헤매지 않고 바로 고객분께 전달. 집에 오는 길에 진짜 나는 바보인가 아닌가.... 생각했다. 배라가게 근처에 힐스테이트가 있어 거기인 줄 알고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이름이 거의 비슷한 먼 거리의 힐스테이트일 거라 생각 못했다. 사실 네이버 지도 어플을 켜고 내 기준 자리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꼼꼼하게 봤다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 진짜 방심했다.
근데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배라 가게에서 1km 미만을 잡아준다고 해도 지도상 직선거리를 말하는 건데 실제로 지하철 한정거장을 어떻게 걸어간단 말인가. 버스 한정거장도 아니고.
그래서 인터넷을 뒤적여 보니 이런 걸 똥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래서 이후로 뜬 똥콜 정리해봄.
내 위치에서 배라 상점까지 근처가 산이라서 가파른 언덕 라인이다. 게다가 직선거리라서 실제로 걸으면 1.5km은 나온다. 배라에서 고객분집까지 가는 건 크게 어렵지 않은 코스로 보이는데 그래도 역시 500m 넘는 코스이다.
안 간다. 안가.
이천원 벌겠다고 영혼 털리게 생겼다. 이건 4천 원은 줘야 하는 거리 아닌가 싶었는데 다른 건 잘도 사라지더만 이건 프로그램에 진짜 오래오래 떠다녔다.
아무도 잡지 않는 똥콜이다.
내 위치와 파리바게트까지는 가까우나 고객분 지점까지는 너무 멀다. 그리고 저곳이 골목골목이라 한참을 구불구불 들어가야 한다.
이것도 아무도 잡으려 하지 않아 정말 오래오래 떠다녔다.
오늘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다가 4시 이후로 다시 어플을 켰다.
이번에는 던킨 매장이다. 재빨리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이번 배달은 음료 포함이다. 쏟지 않게 조심조심 전체적으로 무겁지는 않은데 음료가 있어 쏟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상세조회를 누르면 음료 포함인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까 음료배달이 꺼려진다면 메뉴를 확인하고 배정받지 않는 게 좋을 듯싶다.
그리고 또 울리는 알람. 이번엔 케이크이다. 케이크가 은근히 무겁다. 모양도 망가질까 좀 겁도 나고. 하지만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니까 생일 케이크 사 가지고 집에 가는 아빠의 마음도 들고 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파리바게트에서 빵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해서 오늘의 수익은 5건으로 만원! 하루 종일 부지런히 움직였는데 아주 작고 소중한 만원이 모였다. 이걸 비슷한 방향으로 두건씩 잡아서 움직여야 해 볼 만한데 좀체 그렇게 되지를 않는다.
▶ 오늘의 정리
1. 알람이 울리면 무조건 터치해서 똥콜인지 아닌지 꼭 판단하자. 똥콜이면 2천 원 벌고 오는 게 아니라 버리고 오는 것과 같다.
2. 한 시간에 두건 이상 처리하기 어렵다. (두건씩 묶어서 가면 좋은데 콜이 금방 금방 사라진다. 그래서 초보 배린이라 또 인터넷을 열심히 뒤졌더니 이걸 전투 콜이라고 부르더라.)
3. 현재까지 해본 바로는 던킨, 파바, 배라 매장 한정해서(파스쿠찌도 한다고 하는데 근처에 파스쿠찌가 없다.) 콜이 뜨는데 모든 지점에서 하는 게 아니라 일부 지점에서만 시행하는 거 같다. 항상 뜨는 걸 체크해 보면 갔던 매장에서만 뜬다.
4. 매장 픽업지는 어차피 정해져 있으니 배달 지점이랑 묶어갈 수 있다면 꼭 2개를 잡아서 가자.
(그런데 묶어가기 매우 어렵다. 일단 콜이 뜨면 다른 기사님이 확인 중이라고 뜨는 경우가 더 많고 그렇게 오더가 많이 뜨지도 않는다. 그래서 똥콜이라 안 잡고 기다리면 밖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나는 평일이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한 시간에 한두건 정도밖에 안 울렸다. 게다가 확인하려고 누르면 이미 다른 분이 눌러서 확인 중인 경우가 더 많았다.)
5. 이걸 하느니 알바를 하는 게 더 낫다. 그런데 왜 하냐고? 알바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인데 이건 튼튼한 다리만 있으면 돈이 벌린다. 약간 우울증이 있거나 집에 있는 것보다 밖에 나가고 싶은데 딱히 목적 없이 돌아다니는 게 싫다면 권한다. 하다 보면 미션 수행해서 퀘스트를 깨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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