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돈은 떨어져 가고 주말 알바를 뒤적이다가 발견한 알바.
여의도에 새로 개장한 더현대서울점에서 열체크 및 거리두기 알바를 지원하였다. 지원하고 나서 다음날 면접을 보고 주말 출근을 시작하였다.
아!! 면접 팁이라면 면접관님이 중점적으로 보시는 게 성실함과 시간 약속이다. 다른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겠지만, 출근한다고 해놓고 펑크 내는 경우는 없어야 할 듯싶다.
나는 4월 한 달 내내 주말 아르바이트를 진행하였다.
▶ 하는 업무는 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출근은 8시 30분에 출근해서 저녁 8시 30에 퇴근이다. 무려 12시간 근무이지만,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근무시간은 10시간 미만이다.
사무실로 출근해서 점호를 하고 어깨띠 및 명찰 등등의 소지할 물품을 착용하고 조를 짠다. 각자 조에 맞게 구역을 정해서 열체크 및 거리두기 안내 알바를 진행한다.
처음에 배치된 곳은 지하주차장. 열체크하는 기계를 앞에 두고 고객분들의 발열체크를 한다. 보통 홈플러스 등의 대형 마트에 가면 큰 대형 모니터가 있고 사람이 지나가면 카메라가 온도 체크를 자동으로 체크해주는 장치가 있는데 이와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알아서 카메라가 온도를 확인해주기 때문에 모니터 확인이 중요하다. 그리고 카메라가 소형이라서 어린이나 키가 매우 큰 고객인 경우는 내가 직접 카메라 포커스를 맞춰서 열체크를 진행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하면서 느낀 건데 어린 아기나 어린이는 온도가 성인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이럴 때는 두어 번 정도 더 체크해주면 통과가 된다.
지하주차장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아 통제가 쉬운 편이라서 열체크 확인하고 잠시 멍 때리다가 고객분 오시면 또 체크하고 또 오시면 또 체크하고의 무한반복.
주차장 풍경이 삭막해서 뭐 볼 게 없긴 하다. 그냥 자동차만 종류별로 많이 본거 같다. 내가 차에 관심이 크게 없다 보니 외제차나 국산차나 별 감흥이 없어서 더 삭막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한동안 지하주차장만 돌다가 5층의 포레스트(숲) 정원에 서서 근무하였다.
약간 일본식 정원처럼 인공적인 미가 물씬 풍기며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다. 이곳은 사람이 많지만 다들 포토존에서 사진 찍기 바빠서 금방 금방 있다가 사라진다. 코로나 때문에 간이의자와 테이블도 다 치워둔 상태라 한자리에 오랫동안 머무시며 산책을 즐기는(?) 고객분은 없으셨다.
정원 끝에는 유명한 블루보틀 커피가 있다. 마치 야외정원에서 마시는듯한 카페 인테리어로 사람들이 테이블에 빼곡했다. 거리두기 때문에 테이블수가 현저하게 적었던 것도 있겠지만 좌석은 빈자리가 없다.
전체적으로 5층은 전체가 탁 트인 작은 정원 같은 느낌이다. 사실 큰 공간은 아니지만, 현대의 현대적인 감각을 잘 모아놓은 듯한 느낌?
그다음에 배치된 곳은 지하 1층 푸드코트. 와.... 사람이 진짜 너무 많다. 꼭 롯데월드 놀러 갔을 때 사람에 치여서 놀러 온 건지 사람 구경하러 온 건지 헷갈릴 정도라 멀미가 날정도였는데 이곳도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았다. 참고로 구경갈거면 꼭 평일날 가는걸로 하자. 정말 사람 너무 너무 많다.
나를 포함한 거리두기 요원들은 각자 조를 짜서 움직이기 때문에 조원끼리 손발이 잘 맞는 게 참 중요하다. 한 곳에서 계속 서서 하는 게 아니라 일정 시간이 되면 서로 로테이션해서 움직이는 방향이기 때문에 장소가 바뀌어서 좀 덜 심심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계속 서서 근무를 하다 보니 다리가 아프다 할 때쯤 30~40분 정도 쉬는 쉬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중간중간 다리도 뻗고 스트레칭도 하고 그 사이에 구내식당에서 식사도 한다. 이게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다리가 아파서 죽겠다~ 싶으면 쉬는 시간이 오고 또 죽겠다 싶으면 또 쉬는 시간이 온다.

▶ 일하면서 이것저것 장단점 나열해 본다.
첫째, 일단 일은 쉽다. 재미도 있다.
일은 하루 정도면 충분히 숙지 가능하다. 마스크 미착용 시 안내하고 서로서로 간격을 넓게 유지하게 유도하고 거리두기 팻말 들어서 주변을 환기시킨다.
지나가던 고객분들이 백화점 매장 위치가 어디인지 문의를 많이 하시는데 이건 더현대서울 팜플렛에 자세히 나와있기 때문에 지도 보고 설명 드리는게 그나마 난이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그리고 계속 서서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오면 무조건 편하게 쉬어줘야 한다. 나는 주로 직원식당에서 쉬면서 다리를 많이 주물러 주었다.
하지만 서있는 거 외에는 특별히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건강하고 다리 튼튼하신 분이면 꿀알바일 가능성이 더 크다. 진짜 멍~ 때리면서 근무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기 때문이다.
둘째, 조원을 잘 만나야 한다.
한 번은 처음 들어온 아르바이트생분이 다른 사람이 조금 늦어져서 자기 순번이 1~2분 정도 밀리자 득달같이 불만을 털어놓길래 로테이션 시간을 좀 더 길게 늘였더니 본인이 나중에 몇 분씩 늦게 와서는, 그것도 한두 번도 아닌 여러 번이나! 미안하다고 사과 한마디 없이 자긴 시간이 늘어난 걸 몰랐다고 발뺌한 적도 있어서 정말 정말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자기가 작은 손해를 보는 건 싫지만 남에게는 언제든지 손해를 끼쳐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뭔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셋째, 급여가 칼같이 잘 들어온다.
주말 근무자는 보통 다음 주 목요일 3시 전후로 입금이 되는데 항상 칼같이 입금해 주셔서 좋았다. 한 번은 입금이 늦어져서 문의드렸더니 정산이 늦어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는데 6시 이전에는 넣어주신다.
넷째, 정장 입어야 한다.
바지 정장은 필수이다.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에 정장구두 차림으로 근무한다. 다행히 정장구두는 검은색의 운동화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근무하는 걸 추천한다.
다섯째, 점심밥과 저녁밥을 준다. 밥 잘 챙겨 먹자.
쉬는 시간에 맞춰서 식사하러 가는데 점심은 정말 잘 준다. 맛있고 식단에 정성을 들인 느낌이고 야채도 더 떠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저녁은 정말 간단하게 나온다. 빵이나 음료 혹은 라면, 스파게티 등의 요깃거리라서 좀 아쉽다.
밥 먹는 재미가 있는데 저녁은 매점에서 사 먹는 간식 같은 느낌이라 식단이 탄수화물 비중이 크다. 음.... 김밥천국류의 메뉴? 이런 걸 생각하면 된다.
아! 그리고 여기 배추김치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맛있다! 나는 밖에서 김치가 반찬으로 나올 때마다 맛있게 먹은 적이 별로 없는데 이 집 김치는 뭘로 담근 건지 정말 정말 맛있다. 특히 라면이랑 찰떡궁합이다. 우리 집 집밥 김치보다 사실 이게 더 맛있어서 충격 먹었다.
오죽하면 더 현대 서울이라고 안 부르고 더 김치 서울이라고 내내 부르고 다녔을 정도이다. 그냥 맨밥에 김치만 줘도 먹을 수 있을 만큼 맛있다. (아, 또 먹고 싶네.. ㅠㅠ)
참고로 깍두기는 그냥 평범하다.
그리고 직원 전용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아메리카노가 1,500원이다. 커피가 정말 싸다. 나는 카페인 때문에 못 먹어 봤지만 커피맛 좋다고 다들 엄지 척!이다.
8시 30분이 되면 백화점 특유의 퇴장시간 노래가 울려 퍼진다. 그 노래가 나오면 아,,,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지나갔구나 하고 퇴근 준비를 한다.
회사 소지품을 반납하고 어느덧 깜깜해진 하늘을 보면서 퇴근하는데 하루가 금방 금방 지나가는 기분이다.
▶ 아르바이트가 끝난 시점에서 이것저것 느낀 점
집에 오면 다리가 많이 부어있으니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고 밤에 잠을 잘 때는 발에 베개를 두어서 조금 높게 올리고 자면 다음날 아침에 부기가 싹 빠져있다.
나는 아르바이트로 주말만 근무하는 근무자이지만, 백화점에서 하루 종일 서서 근무하는 종일 근무자분들은 다리가 아파서 진짜 어떻게 근무 하시나 싶다.
일이 어렵다기보다는 체력이 달린다. 나는 체구가 작고 근육이 없이 마른 몸이라 그런지 이틀은 서서 근무해도 참겠는데 삼일은 못할 거 같다. 이참에 체력을 좀 길러야 한다는 생각에 운동이 간절해진 적은 처음이다.
사실 5월도 계속 뛰고 싶었는데 업체에서 출근여부 문자가 더 이상 오지 않아서 아르바이트가 강제 종료되었다. 더 이상은 안 뽑는 건지 백화점 쪽에서 업체와 계약이 종료된 건지 뭔지.....ㅠㅠ 무척 아쉽지만 백화점에 근무해 봤던 경험이 즐겁고 특히 점심이 맛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더 김치 서울 김치 맛이 정말 훌륭하다. 저녁도 잘 줬으면 진짜 더 행복했을 텐데 행복지수에서 하나 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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